30년 넘게 결혼생활을 하다 사망한 남편이 생전 여성 2명과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부인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상간녀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14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이런 내용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을 보낸 A씨는 “남편은 신혼 초부터 출장이 잦은 편이었다”며 “길 때는 한 달 가까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가 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 때면 남편은 무척 미안해하며 선물 등을 건넸다고 한다.
A씨는 때론 화도 났지만 참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몇 년 전 남편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며 “장례식을 치른 후 남편 물품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남편 휴대전화를 봤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외도 상대는 1명이 아니라 2명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남편 출장이 그렇게 잦았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저와 자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힘들었다”며 “남편을 믿고 살아온 세월이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제가 밥도 못 넘길 정도로 괴로워하자 자식들이 상간녀에게 소송이라도 걸라고 했다”며 “이미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걸 알게 된 지도 2년이 지났는데 청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사연을 들은 신진희 변호사는 “배우자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만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이 사건과 같은 상간자 소송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라며 “이 경우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이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신 변호사는 “남편이 사망 직전까지 상대 여성과 부정행위를 했고, A씨가 이를 안 지 2년 상당 지났으므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신 변호사는 “상간자 소송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공동불법행위책임은 배우자와 상간자 모두 해당한다”며 “A씨 남편이 이미 사망했기에 법원은 이런 사실을 위자료 액수를 산정할 때 고려하기에 위자료 액수가 감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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