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사흘 앞둔 13일 경기도 고양시 시내 길거리에 ‘수능도 꿈도 GG하고 놀(LoL)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원 현수막이 내걸려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리 아들 딸, 수능도 꿈도 GG하고 놀(LoL)자~’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시내의 한 길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국민의힘 노동위원회 위원인 박재이 고양시 이스포츠협회장이 내건 것이다.
현수막에 적혀있는 ‘GG’는 본래 ‘Good Game’이 어원인 온라인게임 은어다. 게임을 끝내거나 게임 승패가 확실히 갈렸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대방에게 ‘좋은 승부를 했다’는 의미로 건네는 인사말이다. ‘LoL’은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영문 약자로, 한글 ‘놀’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적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1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온라인 게임 유행어를 활용해 재치있는 수능 응원 현수막을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문제는 현수막에 적힌 ‘GG’가 본래 어원을 떠나 ‘포기하다’ 내지는 ‘항복하다’의 의미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게임상에서 ‘GG친다’는 말은 ‘게임 판도가 부정적으로 기울어져 더 이상 이길 가능성이 없으니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쓰인다. 10대 학생들이 보기에는 ‘수능과 꿈을 포기하고 게임을 하자’는 의미로 읽힐 소지가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게임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성세대 정치인이 빚은 실수라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본래 ‘수고하셨다’ 내지는 ‘게임을 좋게 끝맺자’는 의미에서 GG가 쓰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고 했다.
게임상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이미 오래전부터 ‘항복하다’ ‘포기하다’는 의미로 쓰인 용어를 굳이 적어놓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게임에서 질 것이 확실시될 때 쓰는 용어를 수능 응원 현수막에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말했다.
이에 대해 고양특례시 이스포츠협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지만 그 단어(GG)는 원래 ‘Good Game’의 약자로, ‘좋은 승부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파이팅해서 좋은 결과, 좋은 승부를 내서 마무리 잘하고 놀자는 의미로 현수막을 단 것이다. 오해의 여지가 있지만 좋게 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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