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나이에 상대 남성의 재력만 보고 결혼식을 올렸다가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후회했다는 재혼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13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결혼은 현실, 능력 보라는 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글에서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사랑 없는 결혼은 정말 힘들더라”며 “25살 때 모르고 소위 ‘돈 많은 남자’와 결혼했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상대는 33살, ‘사짜’ 직업은 아니지만 집안에 돈이 많은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놓은 자식이었던 듯하다”며 “성격, 외모 어디 하나 내게 꼭 맞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빠듯한 사정이던 내게 학비를 내주고 같이 미국에 가서 석사까지 마치게 해줬다. 덕분에 결혼 기간 동안 부모님 호강도 시켜드렸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사랑 없는 결혼이었기에 그 사람의 외도는 그렇게 슬프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영혼을 팔아버린 것 같은 내 인생이 공허했다”고 적었다.
글에 따르면 그의 남편은 매달 생활비로만 2000만~3000만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그 돈을 쓰는 게 내 행복은 아니었다”고 했다.
결국 결혼생활은 파탄에 이르렀다. A씨는 “애기 4살 때 양육권은 전 남편이 가져갔고, 나는 당시 한국에 있던 33평짜리 아파트 전세금 7억원 남짓 받고 (이혼 서류에) 도장 찍었다”며 “지금은 나보다 몇 살 어린 건실한, 중견기업 다니는 현 남편을 만나 연애하고 1년 만에 결혼했다”고 말했다.
A씨가 내린 결론은 ‘사랑 없는 사람과 오마카세 한 끼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동네 밥집에서 한 그릇 먹는 게 백배 낫다’는 것이었다. A씨는 “현 남편은 월급쟁이에 결혼할 때 딱 1억원 들고 왔는데 지금은 둘이 힘을 합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며 “사랑 ‘없는 결혼’과 ‘있는 결혼’을 둘 다 경험해본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든지 아니면 아예 혼자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A씨 글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첫 결혼에 너무 질려서 그랬나 보다. 행복의 크기는 누구나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글쓴이에 공감한다. 돈보다 사랑을 더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다만 애초에 A씨가 현재 누리는 행복이 ‘능력 있는 전 남편’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노동도 없이 7억짜리 아파트가 생겼으니 행복한 게 아니냐. 현 남편과 7억이 있는 상태에서 만났으니 행복한 것” “석사 졸업 비용에 생활비 수천만원까지 받아놓고 ‘밥집’ 운운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등 반응이 잇따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