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여전히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폼(FOM)이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는지 묻자 77%의 응답자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13%에 그쳤다. 푸틴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80%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10%만이 ‘잘 못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전반적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했는데도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도 제기됐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데다 언론의 선전전이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여론 조사는 지난 3~5일 러시아 전국 104개 지역 주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러시아 차기 대선이 내년 3월로 다가온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조만간 출마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국민투표를 통해 2000년 집권한 자신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30년 이상 초장기 집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2030년까지 6년 동안 더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가 출마를 결정하면 높은 지지율로 재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 조기 사임한 보리스 옐친 초대 대통령으로부터 권좌를 넘겨받은 뒤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넘긴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크렘린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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