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한 노소영 아트센터 관장이 9일 “30여년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돼 참담하다”고 밝혔다. 해외 출장 중인 최 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 데 대해 송구하다”는 뜻을 전했다.
노 관장은 이날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 심리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재판 후 노 관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우리 가정의 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하고 민망하다”며 “다만 저희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서 지켜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아트센터 나비 퇴거 요구 소송에 대한 입장과 적정 위자료·지분이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재판이 끝난 후 “부산 엑스포 관련 해외 출장 중인 최 회장이 ‘경위를 불문하고 개인사 문제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 데 대해 송구하다’는 뜻을 전했다”며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법정 심리에만 집중하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날 재판은 약 1시간3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형사소송과 달리 가사소송은 당사자가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지만, 노 관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법정에 섰다.
지난해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노 관장이 요구한 최 회장의 SK 주식 절반에 대해서는 “노 관장이 SK 주식의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양측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첫 변론기일은 내년 1월 11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 외에도 법원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관련 소송이 3건 더 진행 중이다. SK그룹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소송, 노 관장이 최 회장 주식 처분을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소송, 그리고 노 관장이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이다. 전날 열린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 인도 소송에서 노 관장 측은 “이혼한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퇴거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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