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정체를 속이고 한꺼번에 여러 명의 남성들과 교제하며 수십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남성 7명을 속여 3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4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실제로는 무직 상태였음에도 소개팅 앱에서는 예술가, 갤러리 관장 등 부유층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교제하는 남성들로부터 사업 자금 등 명목으로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약 10억원까지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3∼5명의 남성들과 동시에 교제하면서 새롭게 만난 남성에게서 받아낸 돈으로 앞선 피해자들 돈을 일부 갚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수년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심부름센터를 통해 변호사 대행을 할 사람을 고용한 뒤 자신의 부모가 피해 남성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고 속이는 방식으로 남성의 부모를 찾아가 5억여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또 남성들을 속이기 위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친정 엄마, 친구 등을 사칭하는 수법도 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새롭게 교제하기 시작한 피해 남성과 동거하던 인천 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피해자들에게서 가로챈 돈을 모두 생활비와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이성을 상대로 이뤄지는 각종 사기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앱을 통한 교제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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