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씨, 밥 먹는데 조용히 좀 합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안철수 의원과 신경전을 벌인 일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8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재연해 드리겠다”며 “복국 식당에서 방 세 칸 중 나와 안 의원이 옆방에서 각자 기자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 전 대표는 “옆방에 누가 들어오더니 계속 시끄럽게 해서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누구인지) 바로 알았다”면서 “웬만하면 (계속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우리 방에서 계속 맥이 끊어졌다. 20분 동안 듣고 있었는데 대화 내용이 이준석을 욕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같은 방에서 식사하던 기자들도 점점 민망해하더라”며 “그래서 제가 ‘안철수씨, 밥 먹는데 조용히 좀 합시다’라고 얘기했다. 그러고 나니 쥐 죽은 듯 조용하더라. 거기도 당황했을 거다. 계속 이준석 욕하고 즐겼는데 옆방에 이준석이 있었던 것 아닌가. 너무 웃기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욕하는 내용은 상관없는데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데시벨이 높았다”면서 “방송을 통해 말씀드리는데, 제발 밥 좀 조용히 먹읍시다. 제가 이런 것까지 가르쳐 드려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양측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은 지난 6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각각 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당시 안 의원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가 부산을 찾아온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를 사용한 점을 거론하며 존중 없는 태도라는 취지의 비판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가 ‘조용히 하라’고 고함을 친 뒤 안 의원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 마주치지 않은 채 식당을 떠났다.
해당 사건에 대해 안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서울 노원병에서 소속 정당을 달리해 맞붙은 것을 시작으로 악연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안 의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이 전 대표 제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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