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체육시설에서 플라스틱 막대풍선과 비닐방석의 사용이 금지된다. 다만 관람객이 플라스틱 응원 용품을 외부에서 개별적으로 가져와 사용하는 것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체육시설의 플라스틱 응원 용품 제한이 ‘보여주기식 규제’에 그칠 것이라는 환경단체들의 지적이 나온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체육시설에서 플라스틱 응원 용품 사용, 대규모 점포에서 우산의 빗물받이용 비닐 제공은 오는 23일까지 1년간의 계도기간을 끝내고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단속은 오는 24일부터 시작된다. 체육시설에서 플라스탁 응원 용품, 대규모 점포에서 우산 빗물받이용 비닐이 적발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시행된 일회용품 규제 품목 중 식당과 카페에 사용되는 종이컵을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 단속도 사실상 무기한 유예하는 방침을 지난 7일 발표했다. 다만 체육시설의 플라스틱 응원 용품, 대규모 점포의 우산 빗물받이용 비닐 사용 금지 조처는 유예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오는 24일부터 이용객에게 유·무상으로 플라스틱 응원 용품을 제공할 수 없다. 다만 스포츠 경기 외에도 공연을 개최할 수 있는 체육시설에서 공연 기획사, 혹은 가수가 과태료 부과 대상에 들어가는지를 놓고 환경부는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았다.
체육시설에서 관람객이 플라스틱 응원 용품을 외부에서 개별적으로 가져와 사용하는 것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경기장의 홈 구단이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응원 용품 반입을 통제하지 않으면 규제는 무력화될 것이라는 비판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5~8월 전국 야구장 9곳을 조사한 결과 서울 잠실과 광주에서 막대풍선이 여전히 사용됐다고 밝혔다. 막대풍선 반입 금지를 안내한 경기장은 잠실·광주·수원의 3곳에 그쳤다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쓰레기 대책을 요구했지만 4곳에서만 회신을 받았고, 막대풍선에 대해서는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에서만 ‘구장 반입 금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줄이기에만 초점을 맞춘 규제를 놓고 ‘그린워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녹색연합은 지난 7월 KIA 타이거즈에서 플라스틱 막대풍선의 대체제로 나온 종이 막대가 약한 내구성 탓에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사례를 포착했다. 지난해 이뤄진 제6차 전국폐기물조사에서 스포츠·레저시설 1419곳의 배출 폐기물은 4만2107톤에 달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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