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뿌린 ‘희망의 씨앗’…소아암 극복 사업, 3년째 결실

Է:2023-11-08 16:18
:2023-11-08 17:42
ϱ
ũ
1993년 12월 1일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삼성의료원 건설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 제공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이 우리 사명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뿌린 ‘희망의 씨앗’이 결실을 맺고 있다. 2년 전 고인의 유지에 따라 유가족이 서울대병원에 기부한 3000억원을 종잣돈 삼아 시작된 소아암과 소아 희귀질환 극복 사업이 3년째 성과를 내고 있다.

30여명의 소아암, 희귀질환자와 가족이 8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질병 극복의 염원을 담아 직접 색칠한 꽃 도안 전시회 '희망정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기부금을 재원으로 2021년 5월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이 꾸려졌다. 2030년까지 국내 소아암과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전국 어린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표준 치료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일회성 치료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형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공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전국의 전문 의료진 누구나 진단·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어린이 진료를 하는 전국 170개 의료기관, 1071명의 의료진이 동참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아암·희귀질환 진단 및 연구 3984건, 치료·연구 2336건이 이뤄졌다. 공동DB 기반 치료 플랫폼을 통해 6193건의 희귀질환 코호트(동일 집단)가 등록됐다.

소아 희귀질환자 진료 장면. 서울대병원 제공

4년 전 혈액암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진단받은 유리(17·가명) 가족이 힘겨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사업단의 지원 덕분이다. 유리는 고된 항암 치료와 2년 만의 재발, 조혈모세포 이식을 잘 견뎌냈다. 특히 재발 예측을 위해 미세 잔존암 골수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회당 1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버거웠다. 사업단은 7회 검사비를 무상 지원했다. 간호사가 꿈인 유리는 “다른 친구들도 과거의 나처럼 많은 지원을 받아 긍정적인 마음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10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인 ‘당원병’을 앓는 정우(5·가명)는 적정 혈당 유지를 위해 좋아하는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맘대로 먹을 수 없다. 저혈당 쇼크 위험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 채혈해 혈당을 재야 하는 고통이 컸다. 그러던 중 사업단에서 채혈 없이 손쉽게 혈당과 생활 리듬 확인이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를 지원받았다. 혈당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 정우는 이제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과 에어바운스 놀이도 한다.

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 희귀질환 극복사업' 심포지엄에 참석한 의료진, 환아 가족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김한석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장은 이날 3년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심포지엄에서 “그동안 환자 데이터가 분산돼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전국 권역별 협력 네트워크로 모은 데이터를 통해 표준화된 치료법을 정립하고 전국 환자 모두 동일한 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사장은 “삼성의 모든 임직원들도 소아암, 희귀질환 극복사업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