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반려견이 짖는다는 이유로 마구 때리고 바닥에 내리쳐 숨지게 한 70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단독 정수경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재물손괴, 주거침입,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73)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3일 오후 3시쯤 70대 여성 이웃 B씨의 반려견 두유(당시 4세)가 자신을 향해 짖는다는 이유로 이 반려견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가만두지 않겠다”며 B씨의 만류를 뿌리치고 B씨의 집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여러 차례 두유를 주먹으로 때리고 바닥에 내리쳤다. 두유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듀유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려던 B씨를 밀쳐 바닥에 넘어뜨리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법정에서 “B씨 허락을 받고 들어간 거실에서 개가 손가락을 물어 이를 방어하기 위해 뿌리친 행위를 했을 뿐 때린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또 “개를 뿌리쳐 죽게 한 것은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집 방 안의 여러 곳에서 혈흔이 발견됐고, 개를 1회 집어던지거나 뿌리친 것만으로 바로 죽거나, 사체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을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A씨가 주거침입죄 등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한 점을 들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벌금형을 내렸다.
엄벌을 탄원해온 피해자 측은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을 잔인하게 죽이고도 반성은커녕 진정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했음에도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과 A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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