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한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8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부합하지 못한 분기 실적으로 시간 외 매매에서 주가는 7% 넘게 급락했다.
쿠팡은 8일(한국시간) NYSE 본장을 마감한 뒤 시간 외 매매에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영업이익은 8748만 달러(약 114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부터 올해 누적된 흑자 규모는 3억4190만 달러(약 4458억원)다. 2010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분기 매출은 61억835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매출액을 이날 오전 9시20분 현재 달러당 1304원인 환율로 환산하면 약 8조645억원이다. 쿠팡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에서 8조원을 넘어섰다.
분기 순이익은 9130만 달러(약 1190억원)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 성장했다. 다만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5달러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0.7달러에 이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쿠팡 주가는 분기 실적을 확인한 NYSE의 시간 외 매매에서 하락하고 있다. 쿠팡은 이날 오전 6시 마감된 NYSE 본장에서 2.22%(0.37달러) 오른 17.07달러에 완주한 뒤 애프터마켓에서 15.82달러까지 7.32%(1.25달러) 급락했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쿠팡의 순이익이 전문가 전망치를 빗나가면서 매출과 활성 이용자 수의 증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쿠팡 주가는 애프터마켓으로 넘어간 오전 6시가 되자마자 순간적으로 9%대까지 떨어졌다. 실적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발표 내용을 확인하고 재료를 소화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쿠팡의 3분기 실적에서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같은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매출은 59억6602만 달러(약 7조7779억원)였다.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음식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의 거래량은 지난 4월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5~10% 할인 서비스를 도입한 뒤 최대 2배나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다년간의 독보적인 투자, 고객의 쇼핑 경험 향상, 운영 탁월성에 집중한 결과 견고한 성장세와 수익성을 지속해 달성하고 있다”고 3분기 실적을 자평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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