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 전문인 검사 출신 변호사가 최근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이 경찰 조사에 자진 출석할 당시 줄곧 독특한 제스처를 취했던 것을 두고 “마약을 투약했을 때 보이는 이상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검사 시절 마약 수사 전문가로 활약했던 김희준 변호사는 7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전날 경찰에 출석한 지드래곤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지드래곤은 몸을 배배 꼬는 등 산만한 동작이나 불안정한 걸음걸이를 보여 마약 투약으로 인한 이상행동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는데, 이날 경찰서 앞에서도 특유의 제스처를 보였다.
김 변호사는 “저런 행동만 가지고 마약 투약했다, 안 했다 단정할 수 없다. 본인 특유의 행동이나 제스처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마약사범들이 특이한 몸짓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의 종류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업 계열(필로폰 등)과 다운 계열(대마 등)이 있다”며 “다운 계열의 마약을 투약하면 오히려 사람이 가라앉으면서 처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업 계열의 마약을 투약하면 그와 반대 현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의 종류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반드시 어떤 몸짓이나 행동이 ‘마약을 투약했을 때의 이상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염색이나 탈색을 하면 마약 성분이 검출되기 어려운 것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는 “거기에 대해 오해들이 많은 것 같은데 염색이나 탈색을 한다고 해서 마약 검사가 불가능한 게 아니다. 요즘은 감정 기법이 발달해서 염색이나 탈색을 하더라도 얼마든지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드래곤이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통화 내역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이) 통신영장을 청구했던 것으로 보이나 법원에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며 “통신영장 기각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웬만하면 거의 다 발부해주는데 그조차 소명 부족으로 발부가 안 됐다면 구체성이나 신빙성에 있어 상당히 애매한 상황으로 비춰진다”고 했다.
지드래곤이 경찰 조사 이후 인스타그램에 ‘사필귀정’(무슨 일이든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이라고 올린 것에 대해선 “혐의 내용도 구체화돼 있지 않아 지드래곤 입장에서는 본인도 혐의 사실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지드래곤은 경찰 출석 당시 “제가 마약 범죄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경찰서에 스스로) 나왔다”며 “(팬들께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믿고 기다려 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로 어떤 부분을 조사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웃다가 (조사가) 끝났습니다”라며 농담한 뒤 “장난이고요”라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경찰은 지드래곤의 소변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감정을 할 예정이며 추가 소환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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