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는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부정맥 질환인 ‘심방세동’ 관리에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당뇨 합병증인 심혈관질환, 콩팥질환, 당뇨발 발생 위험이 1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뇨발 악화로 인한 다리 절단 위험은 4배 가량 높아졌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이소령·권순일 교수 및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30세 이상 당뇨 환자 6만7530명을 대상으로 심방세동 유무에 따른 당뇨 관련 합병증 발병 위험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최신호에 발표했다.
당뇨병은 혈당이 잘 조절되지 못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한다. 심혈관질환, 콩팥기능 저하(신부전), 당뇨발(족부궤양), 당뇨병성 망막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합병증은 심근경색, 심부전, 투석, 당뇨발 악화로 인한 하지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 환자에서 자주 관찰되는 부정맥인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맥박과 두근거림, 숨차는 증상을 유발하고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걸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당뇨 환자를 심방세동 여부에 따라 나누고, 당뇨 관련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중앙값 7.6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심방세동 있는 당뇨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당뇨병성 신질환, 당뇨발 발생 위험이 각각 12%, 23%, 13% 증가했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심방세동 여부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특히 당뇨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당뇨발에 의한 하지절단 위험이 4.1배로 크게 높았다.
연구팀은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방(심장으로 들어가는 혈액이 모이는 곳)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혈류의 저류(흐르지 않음)가 생길 수있고, 이로 인해 혈전(피떡)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동맥 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영향이 당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결과는 대규모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다른 심혈관질환 요인을 배제하고 심방세동이 독립적으로 당뇨 관련 합병증 위험도를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의근 교수는 7일 “당뇨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할 경우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관리와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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