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대표하는 미드라이너 챔피언은 아지르다. 언제나 그랬듯, LCK 팀들은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중국 ‘LoL 프로 리그(LPL)’ 팀들의 오리아나에 대처하기 위한 픽으로 아지르를 선택했지만 현재까지는 0승3패에 그치고 있다.
LCK 1번 시드인 젠지와 3번 시드 KT 롤스터는 각각 지난 3일과 4일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 LPL 팀들에 패배해 나란히 대회에서 탈락했다. 젠지는 LPL 2번 시드 비리비리 게이밍(BLG)에 2대 3으로, KT는 1번 시드 징동 게이밍(JDG)에 1대 3으로 졌다.
LPL 팀이 오리아나를 골랐을 때 아지르로 대처하는 방식이 결과적으론 좋지 않았던 셈이다. 젠지는 BLG전 상대로 첫 두 세트 동안 아지르 대 오리아나 구도의 밴픽을 짰다. 두 세트 모두 미드라인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KT 역시 JDG전 3세트에서 ‘나이트’ 줘 딩의 오리아나를 상대하기 위한 패로 곽보성의 아지르를 선택했다가 패배의 쓴맛을 봤다.
젠지 ‘쵸비’ 정지훈은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아지르 대 오리아나 구도를 두 세트 동안 한 게 아쉽다”면서 “사일러스, 아칼리 등의 챔피언으로 일찍 조합을 틀어야 했다”고 복기했다. 젠지는 다음 세트부터 정지훈에게 요네와 아칼리를 맡기는 방식으로 선회했고, 3·4세트를 연속으로 따냈다.
KT ‘비디디’ 곽보성은 어느 메타에서든 아지르로 찬스를 만들어내 ‘아지르 장인’으로 불린다. 그조차도 이번에는 아지르로 활약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그는 JDG에 패한 직후 인터뷰에서 “3세트를 치르면서 LPL처럼 게임 속도가 빠른 팀들을 상대로 아지르 대 오리아나를 하면 (아지르의) 딜각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KT와 곽보성은 3세트에서 패배한 뒤 신드라로 선회했다. 3세트보다 나은 활약을 펼치다가 접전 끝에 석패했다. 곽보성은 “오리아나가 버프를 받은 뒤로는 그를 상대할 만한 챔피언이 많지 않다”면서 “(4세트에서는) 내 챔피언을 2페이즈에서 뽑기로 했다. 그때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인 신드라를 골랐다”고 전했다.
KT는 앞서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이 구도를 한 차례 선택했다가 패배한 적 있다. 2승1패를 기록 중이던 당시 LNG e스포츠와의 3세트에서 ‘스카웃’ 이예찬에게 오리아나를 내준 뒤 아지르로 대응했지만 패배했다.
LPL 팀을 상대한 건 아니지만 LCK 4시드 디플러스 기아 역시 G2 e스포츠, KT와의 스위스 스테이지 대결에서 같은 구도를 골랐다가 모두 졌다. LCK 팀이 아지르로 오리아나를 이긴 건 딱 한 번,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T1이 BLG를 잡았을 때뿐이다.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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