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주문을 한 손님이 양념치킨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해 음식을 회수한 업주가 억울함을 호소한 사연이 공개됐다.
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부산 진구에서 바퀴벌레 나왔다고 환불 요청한 고객’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치킨집 점주 A씨는 “밤 11시에 손님이 배달료 3800원을 내고 치킨을 4만5000원어치 주문했다”며 “유명한 브랜드 치킨집이 문을 닫지도 않았는데, 우리 집에 주문을 해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왠지 찝찝했지만 주문을 받았고, 배달기사를 통해 치킨을 보냈다.
약 2시간 뒤인 새벽 1시쯤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치킨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는 것이다.
A씨는 “(손님이) 먹다가 토해서 버렸으니 전체 환불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A씨는 “(업체에)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봤더니 어디서 캡처한 것인지도 모를, 화질이 구린 바퀴벌레 사진이었다”며 “심지어 (바퀴벌레가) 양념치킨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양념이 하나도 안 묻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유한 사진을 보면 바퀴벌레에는 양념이 묻어있지 않다.
A씨는 이어 “사기를 치더라도 기본적인 성의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주소에 호수도 안 적은 게 이상해 배달기사에게 물어보니 ‘원룸 1층 현관문에 두고 가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노리고 그랬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A씨는 해당 손님에게 “양념치킨에서 나왔으니 그것만 환불해 주겠다. 전체 환불은 안 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1층 현관문 외부에 놔두라고 해서 해달라는 대로 해줬을 뿐인데 그때 들어갔는지 어떻게 아느냐”며 “왜 일방적으로 가게에만 책임을 묻나”라고 따졌다.
A씨 말에 손님은 “알겠다”고 대답하며 계좌번호를 알려줬다고 한다.
A씨는 “오늘 식품위생과에서 점검 나왔다”며 “사건 이후로 너무 먼 곳에서 주문이 들어오거나 무언가 아니다 싶은 것은 주문을 거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소식을 접하고는 분통을 터뜨렸다.
한 누리꾼은 “진짜 성의가 없다. 차라리 벌레 잡아서라도 넣는 성의라도 보여주든지”라고 비꼬았다.
다른 누리꾼은 “양념이 어디로 간 거냐”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사진을 구글에서 검색한 뒤 어디에서 사진을 가져온 것인지 1차적으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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