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강한 살상력을 가진 백린탄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AI)는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16일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를 공습하면서 백린탄을 투하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백린탄 사용으로 레바논 지역의 주택과 자동차가 불에 타고 민간인 9명이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고 AI는 설명했다.
AI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 근처 포대에 백린탄을 준비해둔 모습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남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북부에서 헤즈볼라와의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AI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백린탄을 쓴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차례 다른 공격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증거를 수집하지 않았다는 것이 AI의 주장이다.
앞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HRW는 “가자지구 내 의료진이 백린탄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상처를 발견했지만 검증할 역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백린탄은 대량의 연기와 화염을 내뿜도록 만들어진 무기다. 건물을 불태우고 사람의 뼈와 살을 녹이는 등 막강한 파괴력을 가져 ‘악마의 무기’로도 불린다. 투하 지점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까닭에 공격 목표물 외에도 민간인을 해칠 우려가 크다.
무력분쟁과 관련한 국제인도법 체계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해치면 의도와 심각성에 따라 전쟁범죄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AP통신의 해명 요구에 “백린탄을 연막탄으로만 사용하고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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