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50대 환자가 수술 약 6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사망 며칠 전부터 장기 거부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유전자 변형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말기 심장병 환자 로런스 포시트(58)가 수술 후 약 6주 만인 30일 세상을 떠났다고 31일 밝혔다.
포시트는 수술 후 물리치료를 받으며 걷는 연습을 했고, 부인과 카드게임을 하는 등 상당한 차도를 보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포시트가 최근 며칠간 심장에 거부반응 징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인간 장기와 관련된 전통적인 이식 수술에서도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해군 출신인 포시트는 합병증 등으로 다른 치료 방법을 모두 포기한 상태에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포시트는 수술 전 “최소한 내겐 희망과 기회가 있다.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부인 앤 포시트는 대학 측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남편은 열린 마음으로 연구팀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이 여정을 시작했다”며 “우리 가족은 남편을 돌봐준 연구팀과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종이식 분야 발전과 성공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포시트가 사망하면서 연구팀은 이종 장기이식 시도는 또 한번 실패했다.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했다.
당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57)은 수술 두 달 만에 사망했다.
그의 몸에서는 ‘돼지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수술을 진행한 바틀리 그리피스 메릴랜드대 의과대학 교수는 “환자가 바이러스에 적극적으로 감염됐다거나 유전자 조작 심장에 면역 거부반응을 보인 증거는 없다”면서 “시신에서 발견된 돼지 거대세포바이러스로 인해 환자의 건강상태가 악화하고, 결국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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