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담뱃갑에 그려진 흡연 경고 그림을 다른 걸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점주를 폭행한 6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69)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종의 벌금형 전과가 3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범행을 또 저지른 점, 범행 내용과 경위가 가볍지 않은 점, 지체 장애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서울 강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매하면서 담뱃갑 위에 그려진 경고 그림이 다른 담뱃갑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인 편의점주 B씨(38)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까지 저질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벌금 7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약식기소는 혐의가 비교적 가벼운 경우 검찰이 정식 공판을 거치지 않고 약식명령으로 벌금·과태료·몰수 등을 내려달라고 청구하는 절차를 말한다.
A씨는 그러나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벌금 70만원 약식명령이 내려지자 액수가 과하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에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인에게 당초 발령된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 형량은 적정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담뱃값 경고 그림은 흡연의 유해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금연 정책의 하나다. 국내에선 2016년 12월 23일 처음 시행된 뒤 담뱃값 인상 등의 조치와 맞물려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16년 40.7%에서 2020년 34%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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