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주점의 화장실에서 가게 사장으로부터 불법 촬영 카메라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경찰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가게 사장을 입건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주점 사장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8시쯤 부산 수영구 한 주점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성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범행은 지난 28일 피해 여성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광안리 이자카야 몰래카메라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알려졌다. 23일 친구와 함께 술집을 찾았다는 B씨는 “화장실에 앉는 순간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 뒤를 돌아보니 카메라 동영상이 켜져 있는 아이폰을 발견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파출소를 찾아 문제의 영상에 자신이 찍힌 장면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영상 속에 제 신체 일부가 나오는 모습을 확인하자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며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는 상황이 믿기지도 않고 제가 술에 취해서 이 핸드폰을 못 봤거나 다른 사람 것인 줄 알고 사장한테 전해주었다면 이 영상은 언제든지 전 세계로 퍼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해당 영상 앞부분에는 한 남성이 카메라를 설치하는 모습이 찍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경찰을 통해 사장이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결국 본인 핸드폰이 맞다고 인정했고, 범행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전달받았다”고 했다.
B씨는 “진술서를 작성하고 기다리는데, 가게 사장이 저희 술값을 입금하라고 경찰에게 계좌번호까지 보냈다”면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그 상황에서 입금하라고 연락을 했다는 것이 참 기가 차다. 태평하게 가게를 운영할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고 썼다. 이어 “제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순간에도 가해자 사장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뻔뻔하게 장사를 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합의 없이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나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작성한다”고 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여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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