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통의 명가 프나틱이 북미 2번 시드 클라우드 나인(C9)을 잡고 2승2패조에 진출했다.
프나틱은 26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6일 차 경기에서 C9에 2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스위스는 3승을 기록하면 통과, 3패를 하면 탈락하는 방식이다. 프나틱은 이날 승리로 2승2패를 기록해 토너먼트 스테이지 진출까지 1승만을, 탈락까지도 1패만을 남겨뒀다. 반면 C9은 1승3패가 돼 자연스럽게 대회 탈락이 확정됐다.
두 팀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과 북미 지역의 2번 시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프나틱은 스위스에서 중국의 리닝 e스포츠(LNG)와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만나는 불운을 겪으며 2패를 누적했다. C9도 매드 라이온스를 꺾으며 기분 좋게 스위스 일정을 시작했지만, 이후 우승 후보인 LNG와 T1을 연속으로 만나는 바람에 프나틱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양 팀은 한국 국적의 원거리 딜러를 보유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C9은 지난해부터 팀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버서커’ 김민철이, 프나틱은 KT 롤스터 출신인 ‘노아’ 오현택이 팀의 주포 역할을 맡았다. 이날은 오현택이 팀 승리를 견인해 판정승을 거뒀다.
두 팀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아서 팽팽한 접전이 벌어졌다. C9이 1세트 초반 크게 앞서나가고, 글로벌 골드 차이를 1만 가까이 벌려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프나틱이 억제기 앞에서 분전하면서 경기가 40분 가까이 이어졌다. C9은 성장 격차를 크게 벌리고도 가까스로 진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밴픽의 클리크를 미세 조정한 프나틱이 2세트부터는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휴머노이드’ 마레크 브라즈다가 신드라로 AP 대미지를, ‘오스카리닌’ 오스카르 무뇨스 히메네스가 잭스로 하이브리드 대미지를 충분히 뽑아냈다. C9의 넥서스가 27분 만에 무너졌다.
마지막 세트에서 양 팀은 가장 치열하게 싸웠다. C9이 잭스·세주아니 조합의 강점을 살려서 탑에서 먼저 득점을 올렸다. 프나틱도 이에 질세라 오현택(아펠리오스)을 앞세워 한타에서 연달아 점수를 따냈다. 집중력과 판단력 싸움에서 앞선 건 프나틱이었다. 이들은 상대 잘라먹기를 통해 골드를 벌고, 오브젝트를 쌓아 그 차이를 벌렸다. 결국 32분 만에 승리를 확정 지으면서 상대를 귀국시키는 데 성공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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