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국립공원 내 수유 국가관리묘역이 멧돼지의 습격으로 훼손되는 일이 잇달아 발생했다.
국가보훈부는 지난 13일 심산(心山) 김창숙 선생과 단주(旦洲) 유림 선생의 묘역이 훼손된 것을 확인한 뒤 복구 작업을 시작해 지난 23, 24일 복구를 마무리했다고 26일 밝혔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멧돼지가 묘소 주변 나무나 둘레석 밑을 파는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이렇게 봉분이 크게 훼손된 것은 드물다”면서 “수유 묘역 내 독립유공자 15분 묘소 모두 순차적으로 멧돼지 퇴치제를 살포하고 태양광 경광봉과 울타리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창숙 선생은 유림단(儒林團) 진정서를 파리 만국평화회의에 보낸 독립운동가이자 성균관대 창립자이다.
김창숙 선생의 묘는 누구의 묘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뜩 파헤쳐져 ‘멧돼지에 의해 봉분이 훼손되어 복구 중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김창숙 선생의 묘에서 500m쯤 떨어진 또 다른 독립운동가 유림(1898∼1961년) 선생의 묘도 멧돼지의 습격을 받았다.
수유 묘역을 자주 찾는다는 한 주민은 연합뉴스에 “멧돼지 때문에 독립유공자 묘가 훼손된 것을 수없이 많이 봤다”며 “동물과 공존하면서 이런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유해 야생동물인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개체수 조절과 같은 멧돼지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포획, 사살 외에 별다른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대응팀장은 “멧돼지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총을 쏴서 죽이거나 사냥개를 푸는 식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유해 동물이라도 하나의 생명이고 동물인 만큼 개체수를 어떻게 잘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 제도적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