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직원 정년을 만 61세로 늘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비대한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조직을 슬림화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혁신개혁안 내용과는 상반돼 눈총이 쏠리고 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3급 이하 직원의 정년을 만 61세로 바꿨다. 기존 60세에서 1년 연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3급 이하 직원 대상 임금피크제도 개정됐다. 종전까지는 임금 40%를 받던 만 60세 직원은 100%를, 퇴직 대상이던 만 61세는 임금의 30%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 산하 주요 5대 공기업 중 정년이 61세인 곳은 인천국제공항이 유일하다.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의 정년은 만 60세다. 인천공항공사는 5대 공기업 중 평균 임금도 가장 높은데, 정년도 긴 셈이다. 공사는 2019∼2022년 1인당 평균 임금 8985만원, 신입사원 초임 평균 연봉 4627만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왜 정년을 늘린 것일까.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정년을 연장했다. 공사는 설립 당시 직급별로 정년을 차등 적용했다. 2급 이상은 61세, 3급 이하 59세였다. 이후 2016년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으로 정년이 60세 이상로 의무화 되면서 1년 늘었지만, 차등은 여전했다.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2021년 11월 직급별로 정년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해 7월 직급을 이유로 고용영역에서 특정한 사람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와 차별행위 해당한다며 인사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노사는 이후 합의를 통해 인사규정을 개정해 직급 구분 없이 정년을 61세로 통일하게 됐다고 한다. 정년이 긴 2급 기준에 전체를 맞춘 것이다.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3급 이하의 퇴직자가 전체 퇴직자의 70%에 달하는 점에서 다수의 직원들이 정년연장의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공기업 슬림화 등 )공기업을 혁신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의 복리후생이 늘어나 혁신하는 시늉만 냈다”고 꼬집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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