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아프리카 외교 거점인 우간다에서 철수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외화벌이 사업 등에 차질이 생기자 수익성 있는 다른 지역을 찾아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동학 우간다 주재 북한 대사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을 예방해 이런 뜻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 ‘디 인디펜던트’가 24일 보도했다.
정 대사는 전날 대통령실을 예방해 “북한이 아프리카에 있는 대사관 수를 줄이는 전략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북한 대외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간다 대사관을 폐쇄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간다와 북한 양국 관계가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으로 확언한다”며 “우리의 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세베니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정 대사 등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우간다에서 10년간 근무한 정 대사에게 감사를 표하고 행운을 빌었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서아프리카에 있는 적도기니 주재 북한 대사가 우간다 대사를 겸직할 예정이다.
북한의 우간다 철수 배경을 두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겪고 있는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진행한 외화벌이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나와 “북한은 아프리카에서 많은 사업을 해 왔다.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는 판단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스 국장은 “최근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북한이 자금을 절약하거나 사업 수익성이 좋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며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일어나는 중동이나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간다와 1963년 처음 수교를 맺었다가 이듬해 1월 단교했다. 이후 1972년 7월 국교를 재개했고, 그해 12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상주 공관을 뒀다. 정 대사는 2009년부터 우간다에 부대사로 주재해 이후 대사로 임명됐다고 ‘디 인디펜던트’가 소개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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