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가 다니던 교회의 신도를 10년간 속여 14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피해자는 이 여성에게 돈을 조달하다가 본인도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복역하고, 이혼하기도 했다.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신유)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B씨를 속여 831회에 걸쳐 14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시어머니를 통해 B씨에게 900만원을 빌렸다가 갚는 등 이를 계기로 접근했다. 2011년 12월에는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2012년 11월에는 아버지가 기업 임원이라고 속인 뒤 ‘돈을 주면 딸과 사위를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899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에게 변제독촉을 받던 A씨는 2013년 10월 B씨에게 전화로 ‘아버지로부터 상당한 돈을 증여받을 수 있는데 소송비용 등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속이는 등 2021년 5월까지 13억원을 더 받아 챙긴 혐의다.
B씨는 A씨에게 돈을 주려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린 뒤 본인도 빚 독촉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씨에게 돈을 조달하다 2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또 B씨는 본인 재산을 탕진하고 남편과 이혼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수사기관은 B씨가 A씨에게 심리적인 지배(가스라이팅)를 당한 나머지 이 같은 범행이 장기간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프리랜서 번역가로 소득이 일정치 않았고, 그의 남편은 2011년 퇴사 후 별다른 소득 활동을 꾸려나가지 않았는데, 그런데도 가정생활을 할 수 있던 건 피해자에게 자금을 속여 뺏었기 때문”이라며 “이 사건 범행 피해를 거의 회복시켜주지 못한 점 등으로 볼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영월=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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