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계 양대산맥인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HD현대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상선 위주 수주로 지난달 연간 목표치를 넘겼다. 반면 지난 5월 새 출발한 한화오션은 방위산업에 집중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를 20%밖에 채우지 못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치(157억4000만 달러)를 초과했다. 현재까지 122척에 159억4000만 달러 수주 계약을 맺었다. 목표 대비 달성률은 101.3%다.
또 카타르로부터 LNG선 17척의 수주 합의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최종 계약이 완료되면 남은 하반기에도 초과 수주가 유력하다. 업계에선 내년에도 LNG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암모니아와 액화석유가스(LPG)선 등 수요 확대에 따른 안정적 수주를 예상한다.

반면 한화오션은 올해 69억8000만 달러 수주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까지 14억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목표치의 21.1%에 그친다. 수주한 물량을 보면 LNG선 5척, 특수선 4척 등 9척이 전부다. 지난 5월 옛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오션으로 출범한 이후 따낸 수주는 7월 LNG선 1척뿐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다른 계열사와 함께 방산에 집중하고 있어 상선시장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화오션은 최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아덱스 2023’에 참가해 3000t급 잠수함 전시에 나서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8일 행사장을 찾아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엔 폴란드 방산 전시회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잠수함 세일즈’를 폈다. 아울러 이번 대통령 중동 순방길에 동행한 김 부회장은 방산 협력을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갔지만, 대규모 LNG선 발주를 앞둔 카타르는 가지 않았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사우디와 카타르에 모두 방문했다.
일각에선 한화오션이 특수선에 집중하면서 상선 경쟁력 하락과 함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상함, 구축함 등 함정은 조선사 매출액의 최대 20%대에 불과하다. 한화오션이 방산에 집중하는 것이 영업 측면에서 맞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매출 중 특수선 분야 비중은 24.8% 수준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5%에 그친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