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한 치위생사가 ‘노쇼(no show·예약 부도) 고객’과 통화하던 중 말투에서 이상함을 느끼고선 119에 알려 생명을 구한 일화가 공개됐다.
20일 세종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세종 한 치과에서 일하는 치위생사 오윤미(35)씨는 전날 병원 예약 고객이 방문하지 않자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눴다.
오씨는 통화 중 고객에게 문제가 생긴 것을 직감하고선 119에 “고객과 통화를 하는데, 말투가 좀 어눌하고 이상한 것 같다”고 알렸다.
신고를 받은 구급상황관리요원 최소영(30) 소방교는 해당 고객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고 결국 연락이 닿았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는 간간이 앓는 소리만 들려왔다.
최 소방교는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하고선 응급조치를 위한 ‘펌뷸런스’ 지령을 내렸다.
구급 장비가 구축된 소방펌프차와 구급차가 함께 출동하도록 한 것이다.
소방본부는 고객의 이동전화 위치정보를 조회해 고객 위치를 특정했다.
얼마 뒤 세종시 와촌리 자신의 집 인근 밭에서 A씨(63)가 기대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발견 당시 편마비 증세와 함께 의식이 떨어진 상태였으며 뇌졸중 척도 검사에서 뇌졸중 의심 반응이 확인됐다.
A씨는 인근 뇌혈관 센터로 옮겨져 현재 중환자실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조금만 더 발견이 늦었으면 수술을 받아야 하거나 중태에 빠질 수 있었다”며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소방관의 정확한 상황 판단, 구급 대원의 발 빠른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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