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찾은 말년 병장에게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 큰 감동을 준 20대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국가보훈부의 ‘깜짝 선물’을 사양한 사실이 알려졌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 같은 아르바이트생의 모습을 기특해하며 선물 대신 취업에 도움이 되도록 장관 추천서를 써줬다.
박 장관은 18일 자신의 SNS에 ‘하지호씨를 열렬히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지난번에 말씀드린 육군 병장을 응원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을 찾았다. 그 주인공은 25세 하지호씨”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13일 하씨를 집무실에 초대해 다과를 함께하며 약속한 선물을 하려 했다”면서 “하지만 저는 약속한 선물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씨는 지난 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전역을 앞둔 육군 병장이 올린 미담의 주인공이다. 이 장병은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전달한 음료 뚜껑에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걸 뒤늦게 발견하곤 “대한민국 육군 용사로서 누군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달받아 아직 세상은 넓고 따뜻하다고 느꼈다”고 적었다. 이 소식은 누리꾼으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았고, 보훈부가 직접 나서 이 아르바이트생을 수소문하기에 이르렀다.
박 장관에 따르면 하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게임회사 인턴을 준비하면서 잠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하씨는 평소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복을 입은 군인에게 감사 쪽지를 쓰곤 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우리 사회에서 제복이 존중받는 보훈 문화를 위해 묵묵히 생활 속에서 실천해 오고 있었다”며 “얼마나 기특하고 감사한지 약속한 선물을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이 애초 계획한 선물은 태블릿PC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씨는 보훈부의 선물을 거절했다. 박 장관은 “하씨가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겐 큰 기쁨이 될 수 있다고 평소에 생각한 것이기에 이런 큰 선물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며 “차라리 국가유공자에게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그 마음씨가 너무 아름다워 또 한 번 감동을 받았다”고 적었다.
박 장관은 이어 “보훈부에서는 하씨의 ‘선한 행동’의 의미를 전파하기 위해 그가 우리 군 장병에게 써줬던 감사 손글씨를 스티커로 만들기로 했다”며 “군부대 위문 푸드트럭 음식과 음료에 붙여 하씨의 이름으로 재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하씨가 준비 중인 게임회사 인턴 합격을 위해 제가 직접 추천서를 써줬다”며 “제 추천서가 하씨의 인턴 합격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하씨를 열렬히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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