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가자지구 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연일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은 WHO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주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람의 60%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저녁까지 2670명이 사망하고 960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500명으로 집계돼 현재까지 양측 사망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앞두고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남부로 대피하라고 통보한 상태여서 사망자와 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통보에 따라 주민 100만명 이상이 남쪽으로 피란길에 올랐지만, 피란 도중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우려하는 주민과 이동이 어려운 환자나 노인, 임신부, 장애인 등은 여전히 대피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는 더욱 크다.
유엔 기구들은 가자지구가 봉쇄된 상황에서 대규모 대피는 재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구호단체 적신월사 관계자는 가자시티에 있는 한 병원의 경우 환자 300명 가운데 일부는 중환자실에 있고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이들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는 이미 이스라엘의 봉쇄로 물과 연료 공급이 끊겨 인도적 위기가 커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병원에는 진통제가 바닥났고 다수의 가자지구 주민이 식수 부족으로 심각한 탈수 증세를 겪고 있으며 전력도 끊긴 상태다.
가자지구 병원은 더욱 심각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가자지구 전역의 병원에서 연료가 24시간가량 분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지 의사들도 병원에 부상당한 사람이 몰리고 있지만 연료와 같은 기본 물자가 떨어져 수천명이 사망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인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자 가자지구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수도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물을 퍼 올리는 데 필요한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아 물을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가자지구에 식량, 물 등에 접근할 수 있는 인도주의 구역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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