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파 병원비가 필요하다는 게시물을 채팅앱에 올린 뒤 여러 사람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3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채팅앱에서 알게 된 피해자들에게 아들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해 10억여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채팅앱에 ‘아들 병원비로 300만원을 빌려줄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을 보고 자신에게 대화를 건 사람들에게 “아들이 입원해 급히 병원비가 필요하다. 300만원을 빌려주면 세 달 내 갚겠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아이 수술비가 필요하니 200만원을 빌려 달라”며 “나중에 아이 보험금이 나오면 갚겠다”고 말해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여러 명의 피해자에게 180여회에 걸쳐 총 1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했다. 수사 결과 A씨의 아이는 병원에 입원하지도 않았으며, 그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개인 채무까지 지고 있었다. 또 동종 전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는 개인 채무만 수천만원에 이르러 빌린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피해자들로부터 거액을 편취했고 범행 경위와 방법, 피해액의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 보상이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14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