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근소한 표 차이로 누르고 자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공화당은 하원을 장악하고 있지만, 민주당과의 의석수 차이가 크지 않아 이탈표 발생 여부가 의장 선출 관건이 됐다.
스컬리스 의원은 11일(현지시간) 비공개로 진행된 투표에서 113표를 얻어 99표를 얻은 조던 위원장을 14표 차로 이겼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하원 본회의 표결에서 과반 득표를 받으면 하원의장이 된다.
그러나 공화당은 하원 과반(217석)에 불과 4석 많은 221명이다. 5명만 이탈해도 자당 후보를 당선시킬 수 없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도 올 초 의장 선거 때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15번의 재투표를 거친 뒤에야 겨우 의사봉을 쥘 수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간신히 당 의장 후보가 됐다. 일부 조던 위원장 동맹들이 즉각적인 지지 표명을 거부하면서 하원에서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리더십 싸움이 벌어질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맥스 밀러, 토마스 매시, 칩 로이, 마조리 테일러 그린 등 조던 위원장을 지지했던 최소 6명이 의장 선거 때 스컬리스 원내대표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카를로스 기메네즈 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카시 전 의장 축출 선봉에 섰던 강경파 매트 게이츠 의원과 팀 버쳇 의원은 스컬리스 원내대표를 지지한 상태다. 매카시 전 의장도 스컬리스 원내대표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분명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리사 매클레인 의원은 “1월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원은 이 때문에 애초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하기로 한 일정을 전면 연기했다. 공화당의 분열로 리더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원 과반 확보를 위한 싸움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조던 위원장은 본회의 때 스컬리스 원내대표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며 동료 의원들에게도 이를 설득하고 있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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