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두고 운동하러 외출한 60대 남편이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유기 혐의로 60대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5월 9일 오후 6시12분쯤 인천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50대 아내 B씨를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7월 A씨가 아내를 다치게 한 뒤 방치한 것으로 보고 유기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B씨의 머리 부상과 관련한 의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이후 경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유기 혐의로 변경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 수사에서 B씨가 쓰러진 당일 A씨의 폭행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또 의료계 법의학 감정에서도 부상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A씨는 테니스를 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아내를 보고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뒤 구호 조치 없이 곧바로 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의붓딸의 신고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져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다”며 “그런 일로 더 엮이기 싫어서 그냥 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앞서 3차례 가정폭력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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