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가 국내 대표적 도예창작소로 거듭난다.
광주시는 “국가 유산인 가마터를 보존하고 분청사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충효동 일대에 분청사기 도예창작소를 만든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지난 9월 20일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심의 승인을 마쳤다.
이에 따라 시는 총사업비 40억원을 투입해 오는 11월 공사에 착공해 내년 10월 분청사기 도예창작소의 문을 연다.
새로 개관하는 분청사기 도예창작소는 ‘전시관’과 ‘가마터 보호각’으로 구성된다. 전시관은 사용자경험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으로 전시·체험·휴게공간으로 조성되고 가마터 보호각은 자연채광이 가능한 소재로 내부에 자연환기와 배기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분청사기 스토리 자원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 문화재청, 민속박물관, 문화유산연구원 등과 협력해 ‘무등산 분청사기 스토리텔링북’도 개관과 동시에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충효동 가마터는 고려 말 왜구의 침략으로 강진 도공이 무등산으로 이주해 운영해온 곳이다. 9층 도자기 파편 층과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가마터는 청자, 분청사기, 백자로의 과도기 과정을 알 수 있다. 이곳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64년 8월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무등산 분청사기는 왕실과 중앙관청에 납품됐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 자유분방하고 회화적인 특징으로 민족 도자기 성격을 지니고 있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영국 저명 도예가 버나드 리치는 “분청사기는 속물적 근성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라며 “현대 도예가 나아갈 길은 분청사기가 이미 제시했고, 그것을 목표로 해서 나아가야 한다”라고 설파한 바 있다.
분청사기 도예창작소가 들어서는 충효동 일대는 평촌 도예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가사문학권(환벽당, 취가정, 식영정, 소쇄원 등)과 인접한 누리길도 있다.
시는 무등산권 자연·역사가 어울리는 생태문화마을을 조성하고, 환경부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동아시아플랫폼을 구축해 특색 있는 경관단지를 조성 중이다.
김요성 시 문화체육실장은 “무등산 분청사기의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시민에게 알리는 작업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도예창작소와 선인의 풍류와 정취가 묻어나는 가사문화권이 지역 대표 문화유산으로 거듭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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