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신체 일부를 묘사한 제품을 시작으로 리얼돌 통관을 허용한 이후 1000건 이상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여전히 찬반 여론은 팽팽한 상황이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체 일부형 리얼돌 통관을 허용하는 지침이 시행된 지난해 6월 말 이후 리얼돌 수입 건수는 1005건으로 집계됐다. 전신형 제품이 270건, 신체 일부형 제품이 735건이었다.
앞서 관세청은 수입되는 성인용품 리얼돌을 음란물로 보고 국내 통관을 보류해 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수입 통관 보류 처분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2018년 이후 수입 통관 보류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 49건 가운데 진행 중인 4건을 제외하고 관세청이 승소한 경우는 2건에 불과했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해 6월 말부터 신체 일부를 묘사한 리얼돌에 대해서는 통관을 허용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전신형 리얼돌도 통관이 허용돼 들어오고 있다. 반신형을 따로 수입해 합친 뒤 전신형으로 유통할 수 있다는 지적 등에 따른 것이다.
다만 관세청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오인되는 전신형 리얼돌과 특정 인물의 형상을 본뜬 리얼돌, 안전성 확인이 필요한 리얼돌 등은 여전히 통관을 금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관세청이 리얼돌 통관을 보류한 건수는 69건이었다.
그러나 일부 매장에서는 키 148㎝부터 170㎝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리얼돌을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역시 100만원대부터 표면에 푸르른 혈관까지 비쳐 보이는 7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서 의원은 “관세청의 ‘리얼돌 수입통관 기준 지침’에는 아동·청소년 형상에 대한 명백한 기준이 없고 해외와 달리 미성년 리얼돌 수입·판매·운송 등에 관한 처벌 규정도 없는 실정”이라며 “미성년 형상에 대한 명백한 기준과 미성년 리얼돌 제작·수입·유통 등을 금지하는 규정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얼돌에 대한 국내 여론은 여전히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일부는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하지만, 시민단체와 여성계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다”고 반대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81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