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9일 오전 8시1분(한국시간)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이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양측의 충돌이 원유 시장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하지만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충돌 확대 우려가 커졌다. ‘이란 배후설’이 반영된 것이다.
더 나아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반이스라엘 무장세력을 지원해온 이란 간 대리전 양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유가는 전쟁의 직접 영향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세계 최대 핵추진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전진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맞서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다니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애초 WTI와 브렌트유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세계 경제가 침체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 이달 들어 10달러 이상 내렸다.
여기에는 최근 미국·이란의 해빙 분위기를 맞아 이란이 원유 수출을 늘린 것도 한몫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강세를 보여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0.2% 상승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0.08% 포인트 오른 4.80%를 나타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현물 금 역시 온스당 1850.52달러로 1% 상승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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