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파행 사태의 책임을 두고 여야가 6일에도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중립을 지켜야 하는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편파적으로 청문회를 진행했다고 날을 세우며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초유의 후보자 도망 사태’라고 비판하며 인사청문회 재개를 주장했다.
앞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5일, 권 위원장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김 후보자를 향해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사퇴하든지”라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 후보자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퇴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인사청문회를 이어가려 했지만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은 응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단독으로 회의를 열고 이날 자정까지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출석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위원장은 편파적 회의 진행으로도 모자라 후보자에게 사퇴까지 종용했다”며 “이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국회가 공직 후보자의 자질 검증을 하겠다며 국무위원 후보자를 불러다 놓고 국회 망신을 자초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말로만 협치 운운하면서 상대 정당을 기만하고 의회 폭거를 또다시 반복하는 민주당의 일방적·위법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권 위원장의 사퇴가 있기 전까지는 국정감사를 제외한 향후 의사일정을 합의해 줄 수가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반면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지켜보는 인사청문회인 만큼 제발 성실하게 임해달라는 위원들의 당부를 무시하고 청문회를 ‘엑시트’(exit)한 김행 후보자, 자진 사퇴하길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가 지난달 14일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여가부 존폐에 대해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민주당 여가위원들은 “‘후보자 줄행랑’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국회 헌정 사상 두고두고 기록될 것”이라며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기본 소양과 자질, 진정성마저 결여된 김행 후보자를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 국민 앞에 사과하고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청문회 내내 파행을 유도하는 억지로 청문회 본질을 흐렸던 국민의힘도 더 이상 후보자 방어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 종국에는 후보자의 ‘수비대’를 자처하고 함께 퇴장했다”며 “국민들이 후보자를 어떻게 평가했을지 ‘명약관화’”라고 비판했다.
박민지 이동환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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