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윤미향(58) 의원의 2심 형량이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형 집행유예로 늘어났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마용주)는 20일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의원에 대해 15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잃게 된다. 윤 의원은 판결에 상고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윤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
윤 의원은 2011∼2020년 모금한 자금 1억35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횡령) 등으로 기소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등 보조금 3억원을 허위 사실로 수령한 혐의(보조금법 위반),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비 등 1억7000만원의 기부금품을 개인 계좌로 모집한 혐의 등도 있다.
1심은 지난 2월 1718만원 횡령만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유죄로 인정된 횡령액수가 800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1심의 무죄 혐의 일부가 유죄로 뒤집혔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여성가족부 관련 보조금법 위반,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관련 기부금품법 위반도 유죄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시민들의 후원금과 국가 지원금을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도 윤 의원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판결 선고 후 “2심 재판을 통해 무죄를 충분히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자료 제출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판결문 검토해 상고해서 무죄를 다시 한번 입증을 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로 인해서 일본군 위안부 해결을 위한 30년의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횡령하지 않았다는 입장은 여전한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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