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9일 이재명…20㎞ 떨어진 ‘녹색병원’ 입원한 이유

Է:2023-09-18 21:49
:2023-09-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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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선언 19일만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중랑구의 ‘녹색병원’에 긴급 입원했다. 이 대표가 위급 상황 여의도에서 찻길로 약 20㎞ 떨어진 이곳을 입원 장소로 선택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오전 7시23분쯤 119구급대를 통해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에 도착해 생리 식염수 투여 등 응급치료를 받았다. 이후 오전 9시35분쯤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녹색병원으로 전원했다. 119구급대에 실려갈 당시 이 대표는 혈당 저하로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섬망 등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병원은 여의도성모병원에서 20㎞ 이상 떨어져 있다. 이동 시간만 차로 30분이 넘는다. 순천향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가는 길 주변에 들릴 수 있는 대형 병원도 많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많은 병원 중 녹색병원을 선택한 이유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렸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이재명 대표가 녹색병원으로 옮겨진 것과 관련해 “녹색병원은 단식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는 곳”이라며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된 병원으로 의료진이 권유한 것”이라고 이송 배경을 설명했다.

녹색병원, 단식 치료 전문 병원…야권과도 인연
녹색병원. 녹색병원 제공

실제로 녹색병원은 과거 정치인을 비롯해 노동계 종교계 인사들이 장기간 단식 후 입원 치료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2018년 겨울 426일간 세계 최장기 굴뚝 고공 농성을 벌인 파인텍 노동자들, 2020년 종단 개혁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단식한 설조스님도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녹색병원은 참여연대 출범 때부터 시민위원장 등을 맡은 양길승 원진재단 이사장이 초대 병원장을 지내는 등 야권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임상혁 녹색병원장이 지난 7월 6일 오후 일본대사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을 찾아가 방문 진료를 하고 있는 모습. 녹색병원 페이스북 캡처

특히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지난 7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농성을 한 우원식 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을 직접 찾아 진료하기도 했다.

임 원장은 이 대표와 직접적인 인연도 있다. 임 원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 지사 재임 시절 ‘청소·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 토론회, 경기도가 주최한 ‘내가 전태일이다’ 노동인권 토크 콘서트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참여했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이 대표가 조직위원장을 맡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녹색병원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직업병 전문병원'으로 시작
녹색병원 블로그 캡처

원래 녹색병원은 ‘직업병 전문병원’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탄생했다. 이 같은 정체성은 1980∼1990년대 합성섬유업체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중독 환자들의 직업병 인정투쟁의 성과다.

공장에서 불순물인 이황화탄소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직원들이 집단 중독되는 사태가 이어지자, 피해자들은 투쟁 끝에 1993년 원진재단을 설립했다. 이후에도 피해자들은 직업병 전문병원을 건립하라고 요구했고 10년 후인 2003년 재단 산하 녹색병원이 문을 연 것이다. 현재는 400병상 규모로 21개 진료 과목에 35여명의 전문의를 갖추고 있다.

녹색병원은 직업병 환자들을 위해 탄생한 병원답게 공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약계층 노동자를 포함해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설립 20주년을 맞는 올해엔 취약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원하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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