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즉시 제출과 내각 총사퇴 등을 결의한 것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일축했다.
이재명 대표의 단식은 17일로, 18일째 이어졌다. 그러나 ‘단식 정국’을 풀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는 다른 사안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권은 민주당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만 남발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다만, 여권은 이 대표 단식 장기화에 대한 여론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이 대표 단식이 ‘셀프 방탄’으로 인식되면서 여론이 여전히 단식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거나, 여권이 더욱 적극적으로 단식 중단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의 한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압박과 내각 총사퇴 요구와 관련해 “민주당이야말로 ‘단식 정국’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각 총사퇴 등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던지고 그것을 수용 안 한다고 비판한다면, 어떤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민주당의 압박과 관련해 “모두 힘을 모아 분발해도 모자랄 판에 막장 투쟁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민생과 수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막장 투쟁을 일삼으면 그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보다 더욱 강하게 민주당을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가가 비상사태에 놓이기라도 했나”라며 “자신들의 당대표 단식을 그만두라고 했더니 왜 뜬금없는 내각 총사퇴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은 특히 민주당이 결의문에서 ‘윤석열정권에 맞서 국민항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 대해서도 공격을 퍼부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은 제발 민주당과 이 대표가 ‘일 좀 하라’ 하는데 대체 누구와 국민항쟁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준엄한 국민의 심판이 다가오자 이제는 아예 대한민국과 함께 침몰하겠다는 망국적인 놀부 심보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시민사회를 포함한 ‘모든 세력’과 길거리로 뛰쳐나가겠다는 한심한 협박도 빼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이 대표 단식이 장기화될 경우 여권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여당도 해법 마련에 더욱 고민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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