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후계자 경쟁이 베르나르 아르노(74) 회장 일가 외의 외부인에게도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아르노 회장은 14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꼭 내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는 법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며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준 뒤 무너진 회사를 적지 않게 목격했다. 가족뿐 아니라 외부에서라도 가장 뛰어난 사람이 내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노 회장의 입에서 외부인을 후계자로 지목할 여지는 처음으로 언급됐다.
세계 1위 재벌을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경쟁해온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이날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에서 1730억 달러(약 229조6200억원)로 집계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2480억 달러(약 329조22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머스크에 이어 아르노 회장은 2위 재벌로 평가돼 있다.
아르노 회장은 “내 자식들이 파티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자식들에게 일을 시켰다”며 그간 자녀들의 경영수업을 해온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 달에 1차례 모든 자녀를 LVMH 본사로 불러 약 90분간의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각종 사업 현안과 회사 관리자에 대한 자녀들의 의견을 묻는다.
장녀 델핀(48)은 크리스찬 디오르 CEO, 둘째 앙투안(45)은 LVMH의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셋째 알렉상드르(30)는 명품 쥬얼리 기업 티파니앤코의 부사장, 넷째 프레데릭(28)은 스위스의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막내 장(24)은 루이비통 시계 부문 마케팅·개발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LVMH의 구체적인 후계자 발탁 시점에 대해 아르노 회장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5월 21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설득해 회장 정년을 75세에서 80세로 연장했다. 그는 오는 2029년까지 LVMH의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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