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한국에서 처음 라면의 역사를 연 삼양식품그룹이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이름을 바꿨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새 사명을 공식 선포하고, 과학과 문화를 융합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와 ‘푸드케어(foodcare)’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는 ‘불닭 챌린지’를 통해 세계인이 하나의 놀이문화를 즐기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음식에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이터테인먼트와 식품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식문화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불닭 챌린지는 불닭볶음면을 먹고 관련 영상을 공유하는 놀이다.
푸드케어를 위해 삼양스퀘어랩은 생체 데이터 구축과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집체) 연구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한다. 콩을 활용한 식물성 단백질 사업도 확대한다.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전 전략기획본부장은 “최근 식물성 단백질 스타트업이 많이 생겼지만 소비자들이 환경을 위해 맛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며 “(고기를 대신하는) 대체육이 아니라 두부나 팔라펠처럼 새로운 식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애니는 음식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K-푸드를 알려 이터테인먼트에 앞장선다. 정우종 삼양애니 대표는 “삼양은 10년간 불닭볶음면을 통해 ‘먹는 것의 즐거움’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깨달았다”며 “음식을 문화로 받아들이면서 낯선 맛에도 흥미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바뀐 그룹의 새 이름 ‘삼양라운드스퀘어’에 이같은 비전이 담겼다. ‘하늘·땅·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의미의 삼양(三養)에 문화·예술을 가리키는 ‘라운드(Round)’와 과학·기술을 상징하는 의미로 ‘스퀘어(square)’를 붙였다. 다양한 영역을 융합해 세상의 진보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2025년 6월까지 경남 밀양공장 부지에 2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1공장과 마찬가지로 수출 전문 공장으로 활용한다. 김 부회장은 “밀양 1공장이 완공된 지 이제 약 1년이 넘었는데 이미 공장 가동률이 최대에 다다랐다”며 “2공장을 설립해 급증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고 매출 1조원 달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909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56% 증가해 6057억원을 거뒀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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