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강속구 투수들의 독무대였다. 1라운드에 이름을 불린 10명 중 9명이 투수였다. 이들 모두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뽐내는 기대주들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2024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1라운드 1순위의 영예는 장충고 투수 황준서에게 돌아갔다. 마산 용마고 장현석의 LA 다저스행으로 고졸 최대어가 된 그는 올해 고교야구 15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평균자책점 2.16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좌완임에도 최고 구속이 시속 150㎞를 넘는다.
이미 문동주와 김서현 두 우완 강속구 투수를 수집한 한화로선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황준서의 이름을 부른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은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원할 투수”라고 설명했다. 단상에 올라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황준서는 “손발이 다 떨릴 정도로 기쁘다”며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뒤이어 불린 이름들도 세간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우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동메달의 주역인 인천고 우완 김택연과 ‘이도류’로 잘 알려진 경북고 전미르가 차례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장충고 육선엽, NC 다이노스는 휘문고 김휘건을 택했다.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 역시 강속구 투수인 강릉고 조대현과 부산고 원상현을 품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의 1라운드 지명권을 넘겨받은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고 전준표·장충고 김윤하를 호명했다.
첫 라운드에서 야수를 뽑은 팀은 SSG 랜더스뿐이었다. 세광고 주장인 내야수 박지환을 전체 10순위로 지명했다. SSG는 2라운드에서 이병규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의 아들인 휘문고 외야수 이승민도 뽑았다.
고대하던 프로 입성을 앞둔 유망주들의 얼굴엔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다.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김휘건은 “이틀 전부터 준비했다”며 미리 준비해 온 ‘지명 소감’을 읊어 웃음을 자아냈다. “오른팔을 NC에 바치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내놨다.
야구 예능으로 대중에 익숙한 얼굴들도 보였다. 송원대 투수 정현수는 롯데,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 내야수 황영묵은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성균관대 내야수 고영우는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가장 많은 지명권을 행사한 팀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LG·KIA·삼성과 각각 트레이드로 확보한 지명권 3장을 모두 활용하면서 총 14명을 뽑았다. 대학 선수는 얼리 드래프트를 포함해 모두 29명이 프로행에 성공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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