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마취 크림 등 문신용품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샴푸와 비누 등 해외 제품를 ‘직구’하는 것처럼 속여 밀수입한 혐의로 일당 7명이 세관에 검거됐다. 이들이 들여 온 마취 크림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하는 마취성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약사법·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 등 7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7월 태국에서 마취 크림·바늘 등 문신용품 1만5081점을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약사법과 의료기기법이 정한 수입 요건 절차를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일당은 문신용품을 샴푸와 비누 등의 자가사용으로 신고해 ‘해외 직구’를 하는 것으로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일당이 수입한 마취 크림은 의약품에 해당해 수입하려면 약사법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자가사용 물품은 200달러 이하까지는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현행법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A씨 일당은 자가사용 물품처럼 들여온 마취 크림을 식약처 허가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라고 거짓으로 홍보하며 전국의 문신 숍에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밀수입한 가격 기준 2246원인 제품을 7배에 달하는 1만5000원에 판매해 부당이득을 챙겼다.
부산본부세관 조성현 주무관은 “최근 SNS 등에서 불법 마취 크림을 홍보하는 것을 확인하고 단속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들이 밀수한 마취크림에는 유독 물질이 포함되고 마취 성분도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이 마취 크림을 분석한 결과 정식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보다 1.5배의 마취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작용 유발 우려가 커 식약처 허가 제품에는 사용하지 않는 ‘테트라카인’ 성분도 사용됐다. 테트라카인은 다른 성분에 비해 마취 효과가 5배 강하지만 독성도 5배 강한 물질이다.
테트라카인은 극소량으로도 피부 변색·부종·구토·두통 등 중추 신경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주무관은 “수입할 수 없는 물건을 자가사용 물품으로 속여서 들여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관련 사례를 더 발굴하고 연구해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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