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오후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모친과 남편을 잃은 베트남 국적의 A씨는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아이가 너무 아파요”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연합뉴스가 11일 보도했다. 당시 화재로 A씨의 남편과 모친은 숨졌고, 아들은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하루아침에 모친과 남편을 잃은 베트남 국적의 A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이것뿐이었다”고 이날 연합뉴스에 말했다. 또 “A씨에게 여러 질문을 해도 사건의 충격 때문인지 이 말만 반복했다”면서 “주변에 아기 울음소리가 계속 들렸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계속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조차 죄송스럽게 느껴져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일단 끊었다”며 통화 내용을 전했다.

평소 A씨와 왕래가 있던 한 이웃은 “A씨는 시장에서 장사도 하다 보니 어눌하지만, 기본적인 한국어 소통은 할 수 있었다”며 “현재 상황에선 충격이 심해 사람들과 대화도 어려운 상태인 듯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민과 행정당국은 외딴 나라에서 아들과 단둘이 남겨진 A씨를 위한 도움의 손길을 보낼 방법을 모색 중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참여를 원하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입주민을 대상으로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 신청을 받고 있는데 마무리되면 대로 본격적인 지원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와 부산진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도 협의를 통해 행정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구 차원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 등에 도움을 줄 만한 행정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A씨는 이 사고로 중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한 아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남편과 모친의 빈소는 아직 차려지지 않은 상태이며, 경찰 등 관계 당국에서 부검을 마무리하면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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