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포 이민지(27·하나금융그룹)가 통산 9승에 성공했다.
이민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켄우드CC(파72·654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이민지는 찰리 헐(잉글랜드)과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쳐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버디를 잡은 이민지는 헐을 제치고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4억원)를 획득했다.
이민지는 지난해 6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LPGA 통산 9승에 성공하며 부진에서 벗어났다. 이민지는 이 대회 전까지 우승없이 2차례 ‘톱10’에 그쳤을 정도로 슬럼프에 허덕였다.
부진 출구 전략은 다름아닌 캐디였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 현재 출산 휴가 중인 박인비(35·KB금융그룹)의 캐디 브래드 비처(호주)의 도움을 받았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이민지는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는 등 2위권과의 격차를 한 때 5타 차이까지 벌려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12번 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당겨져 그린을 훌쩍 넘어가 아웃 오브 바운즈(OB) 구역에 떨어진 것. 5타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이민지는 투 퍼트로 홀아웃하면서 2타를 잃었다.
그 이후부터 헐의 맹추격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헐은 14번(파3)과 15번(파5), 그리고 16번 홀(파4)에서 중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1차 연장전에서 나란히 파를 잡아 가리지 못한 승부는 연장 2차전 두 번째샷에서 희비가 갈렸다. 헐의 두 번째샷은 홀과 거리가 먼 반면 이민지는 홀에 가깝게 붙여 버디를 잡아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것.
중국의 2002년생 신예 인뤄닝은 이날 5타를 줄여 3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에 입상했다. 이로써 세계랭킹 2위였던 인뤄닝은 1위를 예약했다.
중국 선수가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건 2017∼2018년 23주간 이름을 올렸던 펑산산이 그동안 유일했다. 작년에 LPGA투어 데뷔한 인뤄닝은 올 시즌 2승 등 총 6차례나 ‘톱10’에 입상하면서 중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세계 1인자 자리에 등극하게 됐다.
한국 선수 중엔 이미향(30·볼빅)이 공동 5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미향의 이번 시즌 첫 ‘톱10’ 입상이다. 최혜진(24·롯데)은 1타가 모자라 공동 11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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