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를 빌려 개통한 대포 선불 유심(USIM) 수천개를 범죄 조직 등에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30대 총책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30대 공범 B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도권 일대에 휴대전화 대리점으로 위장한 선불 유심 개통점포 9곳을 두고 대포 선불 유심 7681개를 개통한 뒤 문자금융사기(메신저 피싱) 조직 등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지인 사이인 이들은 총책, 명의 모집책, 개통책, 자금 관리책, 유심 운박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또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사회경험이 없는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 가정주부 등을 상대로 소액대출을 해줄 것처럼 접근해 유심 1개당 2만원에 명의를 빌렸다.
이들은 빌린 2032명의 명의로 대포 선불 유심 7681개를 개통한 뒤 메신저 피싱 조직 등에 20만∼30만원에 팔아넘겼다. 범행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족 명의로 대리점을 개설했고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로부터 선불 유심 개통 자필동의서를 받기도 했다.
A씨의 경우는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이후 공범들에게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 폐기를 지시하고 거짓 진술까지 회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대포 선불 유심 514개, 현금 1153만원 등을 압수했다. 아울러 범죄수익 6억1018만원은 추징 보전을 통해 동결 조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유통된 대포 선불 유심은 메신저 피싱 등 사이버금융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수사를 확대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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