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커들이 올해에만 2억 달러(약 266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미국 경제채널 C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소재 블록체인 추적 업체 TRM랩스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연계 해커들이 지난 1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탈취한 암호화폐 규모가 2억 달러”라며 “올해 도난된 암호화폐 전체의 20% 이상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TRM랩스는 북한 전문가들과 지난 6월 토론에서 “최근 수년간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의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가속 추세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TRM랩스 분석가 닉 칼슨은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에 대해 “국제적인 제재로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어 가능한 모든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며 “암호화폐 탈취로 얻은 달러가 핵 프로그램에 직접 사용되지 않아도 북한 정권 지원을 위한 자금 흐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TRM랩스 보고서에서 북한 해커들은 피싱, 공급망 공격, 인프라 해킹을 실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채용 담당자로 위장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블록체인 게임 기업 스카이메이비스의 한 엔지니어가 지난해 미국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에서 다른 기업 채용 담당자로 위장한 북한 사이버 부대원으로부터 ‘트로이목마’ 악성 코드를 이메일로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북한 사이버 부대원은 스카이메이비스 엔지니어에게 이메일로 심은 악성 코드로 회사 전체 서버를 해킹해 6억 달러(약 800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북한에 탈취된 암호화폐 규모가 17억 달러(약 2조2660억원)를 넘길 것이라고 추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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