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남 모 국립대 전 교수 측이 항소심에서 “열심히 생활해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고 토로했다.
6일 대전고법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준강간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충남지역 모 국립대 전 교수 A씨(58) 변호인은 “어떤 말로 해도 피해를 돌이킬 수 없다는 것 알고 있다. 이 일로 교직에서 파면됐고 배우자와도 이혼하게 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새벽 자기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만취해 잠든 20대 여제자를 네 차례에 걸쳐 간음하거나 추행하고, 같은 날 함께 있던 여교수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학교 측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난해 12월 13일 A씨를 직위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그를 파면 조치했다.
피해 여교수는 당초 준강간 방조 의혹으로 학교에서 해임됐다가 정직으로 감경됐다. 현재 이 사건 이후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 측은 처음에는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며 CCTV 영상까지 삭제하며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료 교수에 대한 범행도 원심에서는 부인하다가 유리한 양형을 받기 위해 반성했다고 진술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 재학생 변호인은 “피고인은 처음부터 자신의 집으로 피해자를 불러 만취하게 한 뒤 자고 가라고 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10년간 노력해왔던 꿈도 포기했다. 원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해달라”고 탄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제 갓 성인이 된 피해자가 범죄 피해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을 것이 자명하다”면서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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