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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지지 먼저” 中, 교회에 재갈물린 ‘종교 규제’

VOMK, “공산주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라는 강요까지 심각해질 것”

입력 : 2023-09-05 16:20/수정 : 2023-09-05 17:10
지난 7월 중국 공산당의 상징인 망치와 낫이 그려진 간판이 저장성 쉬니안 기독교 교회 옆에 세워졌다. VOMK 제공

중국에서는 이달부터 교회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을 중단할 뿐 아니라 공산주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종교 규제를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반(反)간첩법에 이어 종교 규제까지 중국 내 목회 활동 및 선교 사역이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K)는 지난 1일 발효된 ‘종교 활동 장소 운영에 관한 조치’에 대해 “중국 당국은 교회가 먼저 공산주의자가 되고 그다음 기독교인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무화한다”며 “새로운 규정이 시행됨에 따라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중국 교회의 공식적 의사 표현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5일 우려했다.

새로 도입된 제30조는 종교 활동 장소를 운영하는 단체가 수행해야 할 의무에 대해 명시한다. 제30조 a항은 ‘종교를 믿는 시민들이 조국을 사랑하고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고, 우리나라의 모든 종교를 중국화하는 지침을 고수하고, 헌법과 법률과 규정과 규칙과 종교 사무 관련 조항들을 준수하도록 단결시키고 교육한다’고 돼 있다.

제27조에는 교회 지도자들이 ‘조국을 사랑하고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제39조엔 ‘설교와 복음 전파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국가적 상황과 시대적 특징에 부합해야 하며 중국의 탁월한 전통문화를 통합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VOMK에 따르면 중국 국영교회인 삼자교회가 지난해 말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 대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주최한 때부터 이런 추세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에 등록된 항저우 쓰청교회는 최근 공산당 국회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특별 회의를 조직했다. 이 교회를 담임하는 황밍커 목사는 교회 웹사이트를 통해 중국 정부의 중국화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사실을 강조했다.

지방 관리들이 공산주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라고 교회에 강요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VOMK에 따르면 지난 7월 저장성 쉬니안 기독교교회 간판 옆에 중국 공산당 상징인 망치와 낫이 그려진 간판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숙 폴리 VOMK 대표는 “새로운 규정이 정부에 등록된 교회들에 적용되지만 등록되지 않은 교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미등록 단체들을 겨냥한 제29조는 ‘국가 규정을 위반해 기부금을 받지 않고 승인되지 않은 종교 활동 등을 주관하는 것으로 간주되면 즉시 철거돼야 한다’고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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