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아파트에서 마약 투약 모임 도중 추락해 숨진 현직 경찰관이 단순히 참석자가 아니라 직접 구입한 마약을 모임에 가져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투약 모임이 있었던 고층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 A경장의 휴대전화에서 마약을 직접 구입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4일 KBS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경장 휴대전화에서는 모임 참석자들에게서 검출된 케타민 등을 검색해 본 이력이 나왔다. 엑스터시를 뜻하는 은어인 ‘캔디’를 언급하면서 구매를 시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A경장은 마약 모임의 핵심 멤버로 모임에 직접 마약을 가져간 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임 참석자 가운데 마약을 가져와 나눠준 것으로 지목된 사람이 서너 명인데, 그 가운데 한 명이 A경장이다.
일부 참석자는 사고 당일 A경장이 마약에 많이 취해 있었다고 진술했다. 정밀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A경장 역시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A경장이 직접 마약을 구입하고 모임에 참여한 건 적어도 올해 초부터였다고 경찰은 파악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난 4월에도 현직 경찰관이 직접 마약을 구입하고 집단 마약 모임에 참석했던 것이다.
한편 경찰은 사건 당일 A경장과 함께 있던 일행 15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금지했다. A경장은 지난달 27일 오전 5시쯤 용산구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부검 결과 추락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A경장을 포함해 16명은 사건 하루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일행 중 한 명의 거주지인 해당 아파트 14층에 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주사기와 성분을 알 수 없는 알약 등을 압수해 정밀감정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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