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을 당해 슬퍼하는 사실혼 배우자를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왜 우느냐”며 폭행한 60대 목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심현근)는 특수상해, 특수협박, 상해, 폭행 혐의로 기소된 목사 A씨(68)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강원 영월 본인의 주거지에서 사실혼 관계인 B씨(68)가 부친 화장 당시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왜 우느냐. 다른 사람이 울어도 못 울게 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어깨와 팔 등을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4월에는 새벽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너만 보면 죽이고 싶다”며 얼굴과 목 등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 2018년 5월 B씨가 혼인신고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액자로 머리를 내려진 후 주먹으로 폭행하고, 석유통과 라이터로 위협하며 협박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A씨는 재판에서 “피해자를 훈계하거나 달래기 위한 행동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훈계 등으로 도저히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살인미수죄, 인질강요죄 등 폭력 범죄로 14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과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도 반영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고 기각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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